故 박원순 시장을 기리며...
지난 금요일 너무도 충격적인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전 날 실종 신고되었던 박원순 시장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어 돌아온 것이다.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바랐는데 결국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다.
너무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려왔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슬픔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하지만 꾹꾹 참았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과의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신념으로 시작했던 한국블로거협회를 먼저 알아 봐 주신 박원순 시장 덕분에 첫 만남이 시작되었고 이후 협회의 목표와 방향을 정확히 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박원순 시장과 함께 일 했던 기간은 내 인생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박원순 시장은 소탈하고 자상한 분이었다. 고마움에 대해서는 감사의 표현으로 직접 쓴 손글씨를 선물해 주시곤 하였는데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때론 소중한 마음의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손글씨 메시지는 바로 "남의 손을 잡기 위해서는 나의 손을 비워야 한다." 는 내용이었다.
짧지만 박원순 시장님의 평소 철학을 잘 담고 있는 글이었고 내게 큰 공감을 주었다.
항상 소탈했던 그분은 가시는 길 조차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대해 미안했는지 아주 짧은 유언을 남기고 떠나셨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스스로 죽음을 택하시고 인생에 마지막 글씨를 써 내려갈 때 박원순 시장의 마음은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힘들고 슬펐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눈가를 촉촉이 적셨다.
나는 박원순 시장의 분향소에 가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멀리서 그 분이 이제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영면에 들기를 기도할 생각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서 너무도 마음이 아파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다시 박원순 시장을 마음 아프게 떠나보내기 싫어서다.
더 이상 박원순 시장을 볼 수 없지만 내 마음 속에는 그분의 신념과 가치관 그리고 자상한 모습, 소탈한 모습 등 짧았지만 그 분과 함께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잊지 않고 싶다.
내 인생에 큰 감동을 주시고 떠나신 故 박원순 시장을 기리며...
헌화를 받친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원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