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이폰 이심, 통신사는 왜 지원하지 않을까? 유심 판매의 비밀

줄루™ 2020. 9. 19. 09:03

애플의 아이폰12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국내 통신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아이폰 재고정리에 나섰고 아이폰 XR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구입한 아이폰XR애는 이심이 내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별도로 심카드는 주문하지 않고 아이폰을 받은 후 개통을 하려고 통신사에 알아보니 이심을 통한 개통은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심카드를 구입한 후 개통을 하였는데 애플이 이심을 탑재한 아이폰을 공개한지도 2년이 넘었는데 왜 아직까지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이심 개통을 지원하지 않을까? 통신사들이 숨기고 있는 그 이유를 알아보았다.

먼저 이동통신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과기정통부 소비자이용제도과에 왜 통신사가 이심을 지원하지 않는지 확인해 보니 상당히 건조하게 "통신사 고유업무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답을 하였다. 이에 추가 질문을 하였다.

"정부의 기조가 통신비 절감인데 이심이 탑재되어 있는 제품을 구매하면서 추가로 심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결국 통신비 추가 부담으로 돌아오는데 기술적으로 지원을 못 하는 것이 아닌데 왜 이 부분을 방치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역시나 정부가 통신사에 강제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였다.

사실 과기정통부에 어떤 기대를 하고 전화를 한 건 아니었지만 역시나 소비자의 권익에 대해서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였다. 

다음은 이동통신사에 문의했다.

통신사는 더 건조한 답을 하였다.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는 영혼없는 답변이었다.

역시 통신사에도 추가 질문을 하였다.

"이심 개통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통신사에서 인위적으로 제공을 하지 않는 것인지?"

그 답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서 지원하지 않는 거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였다.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답을 한 것이다.

사실 해외 이통사들은 매우 많은 곳에서 애플의 이심을 지원한다. 국내 역시 최근에 알뜰폰사업자에서 최초로 애플의 이심 개통이 시작되었기에 기술적으로 이심 개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통신사의 자위적인 판단에 의해 이심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왜 통신사는 애플 아이폰 이심을 지원하지 않을까? 

그 답은 바로 통신사들이 유심을 판매해서 한 해 거저 벌어들이는 수익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2019년 이동통신가입자 현황 (과기정통부 통계)

매달 과기정통부에서 발표하는 통신 가입자 통계 자료를 보면 이통 3사가 매년 신규로 약 900만 명이 가입을 하고 번호 이동 가입자가 약 576만 명가량 된다.

기기변경은 기존에 유심카드를 재 사용한다고 보더라도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은 대부분 유심을 구입하게 된다.

유심 비용은 통신사마다 조금 다르지만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유심은 보통 7,700 원에서 8,800원 정도로 3사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번외지만 사실 유심 가격은 3사가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도 담합행위로 불법이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만원도 안 되는 돈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유심도 함께 바꾸고 있는데 유심은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은 다양한 제약을 만들어서 유심을 재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유심에 원가에서 찾을 수 있다. 유심이 개당 천 원도 안되는 원가로 통신사에 납품이 된다.

통신사는 유심을 하나 팔면 약 7,000원에서 8천 원에 이익이 발생한다. 소비자 한 명으로 보면 뭐 이거 갖고 돈이 될까 생각하겠지만 연간 통신사에서 판매되는 유심 수량을 유추(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건수)해보면 통신사는 단순히 유심 판매로만 1년에 1,000억에서 1,200억 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유심 재활용을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통신사들은 유심으로 벌어드리는 막대한 수익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인지 몇 개월 만에 갖가지 구실을 만들어서 유심 재활용을 막고 있다. 그러니 애플의 이심을 통신사들이 지원할 일이 없는 것이다. 

듀얼심을 지원하는 외산 스마트폰

최근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 정부의 2차 재난 지원금을 지원금 내용 중 전 국민 통신비 2만 원 지원이 담겨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이번 정부의 통신비 지원에 대해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정부의 통신비 지원은 그야말로 포퓰리즘이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통신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유심 재활용만 적극적으로 하도록 지도해도 소비자들은 매년 1천 억 가까운 통신비 절감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정부가 통신비 절감을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통신사들이 유심판매를 통한 꼼수로 벌어드리는 부당한 이득금에 대해서 강력한 제도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쓸데없이 1조 가까운 돈을 가지고 모든 국민에게 2만 원씩 통신비를 지원할게 아니라 당장이라도 애플의 이심 및 기존 유심 재활용을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하는 것이 국민의 이익을 위한 올바른 정책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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