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의 이동통신 이심(eSIM) 개통 지원 발표, 꼼수를 막아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9월부터 이심(eSIM) 개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통신사에서 홍보해야 할 서비스를 왜 정부에서 나서 언론플레이를 할까? 진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는 과기부에 쓴소리를 좀 하려고 한다.
이심은 최근에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아니다. 2018년 아이폰 XS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였던 이심을 수년간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전하려고 지원하지 않고 있었다.
이동통신서비스 주무관청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기업의 서비스에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취지로 묵인하여 통신사의 배를 불리기를 사실 상 방조를 해오다가 이제서야 이통사와 어떤 딜을 했는지 소비자들에게 생색을 내며 마치 자신들의 치적인양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아이폰 이심, 통신사는 왜 지원하지 않을까? 유심 판매의 비밀 (digitalog.com)
사실 이심(eSIM) 지원 문제에 관련하여서는 지난 5월 27일 국회 과방위원회 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에게 공식 질의 및 개선요구를 하였던바, 이후 한 달여 만에 통신사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역시나 통신사들은 수익 악화를 주장하며 이심 개통에 반대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과기정통부가 나서 이심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기사에 보도된 내용으로는 2022년 초에는 이심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실제 서비스 시기는 내년 9월로 미뤄졌다. (관련 보도 참조)
"세컨드 폰 안 사도 돼요"..휴대폰 1대에 번호 2개 가능해진다 (daum.net)
이통사는 즉시 이심(eSIM)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인데 무슨 이유로 9개월이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추론을 해보았다.
이통사의 셈법
과거 유심 재활용을 적극 가능하도록 개선을 했더니 몇 달 후 이통사는 이상한 구실을 부쳐 유심 재사용을 막기 시작했다.
몇 달간 이통사가 찾은 묘수는 바로 금융을 이용한 이력이 있는 스마트폰에서 사용된 유심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를 한다는 취지로 유심 재활용이 불가하도록 막은 것이다.
얼핏 들으면 이통사가 소비자를 보호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스마트폰에서 금융을 이용한다 해도 금융관련 앱은 유심에 어떠한 정보도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카카오뱅크이다. 단지 본인인증을 받는 것이지 유심에 어떠한 금융기록이나 개인정보가 기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는 이 경우에도 해당 유심은 본인 외 가족도 재사용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여 소비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해왔다.
절대 손해 보는 행동을 하지 않는 통신사들이 과기정통부가 이심 개통을 지원하라고 해서 순순히 지원하는 걸까?
지난 6월부터 검토하여 1년이나 넘는 준비기간인 내년 9월에야 이심 개통을 지원하는 이유는 유심 판매 감소에 대한 손해를 메꿔줄 방법을 준비하기 위한 기간이라 생각된다.
개인의 견해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이통사가 생각한 꼼수는 의외로 뜻밖에 내년부터 출시되는 새로운 스마트폰에는 이심+물리심을 지원하는 제품 출시를 요청하여 외산폰과 같이 듀얼심을 기본적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휴대폰의 소비변화로 듀얼심을 지원하는 것이 유심 판매 보다 더 득이 될 수 있을 거란 셈법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 수는 2020년 10월 말 기준 55,426,171 건(순수 가입자, 총회선 수 72,153,565)이다.
대한민국에서 실제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나이의 인구 수 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통신가입자가 의미하는 것은 1인이 다 회선을 사용하는 통신소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웨어러블, IOT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의 출현으로 인한 다회선 사용도 한몪하지만 알뜰폰이 1인 다회선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저렴한 요금으로 무장한 알뜰폰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으면서 기존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변경하거나 추가 회선을 사용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
알뜰폰은 이통사 자회사
통신사 입장에서 듀얼심을 지원하여 MNO(이동통신사) + MVNO(알뜰폰)의 조합으로 다회선 서비스 이용이 증가한다면 유심 판매는 감소에 따른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오히려 알뜰폰 추가 가입을 유도할 수 있고 알뜰폰 역시 대부분이 이통사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니 이통사 입장에서는 꿩 먹고 알 먹을 수 있는 시장 상황이라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다만 듀얼심의 경우는 제조사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 내년 9월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두고 이심 지원을 발표한 것으로 생각된다.
꼼수를 막아라
듀얼심이 지원되면 분명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통사와 제조사의 꼼수를 막아야 한다.
이통사는 이심 개통 시 개통 정보 다운로드 비용으로 2,750원의 비용을 받고 있다. 혹시 서비스를 받아 폰을 변경하게 되면 또 2,750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유심 구매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이심 개통 정보 다운로드 비용으로 지급해야 할 수 있다.
그럼 이통사가 정한 다운로드 비용 합리적인가? 개통정보 데이터는 아주 작은 용량이기에 무료로 지원해도 되지만 이통사는 꼼꼼하게 챙겨서 수익을 내기 위해 다운로드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가계통신비 절감을 항상 외치는 과기정통부는 과연 이통사에서 청구하고 있는 2,750원이란 비용이 합리적인지 검토는 했을까?
이통사는 해당 비용이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덧붙이면 듀얼심 단말기(휴대폰)의 출고가 인상이 예상된다. 결국 이통사와 제조사 그리고 과기정통부의 짬짜미로 2022년 역시 소비자들은 많은 통신비 부담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과기정통부는 소비자의 이익에 관심 없다. 국토부가 현토부라고 비판받고 있듯이 과기정통부 역시 과기이통사처럼 일하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의 권익만을 위해 정책을 세울 수는 없겠지만 매년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고 있는 이통사보다는 이제는 소비자를(국민) 위해 그동안 수없이 외쳐온 통신요금 절감을 위해 제대로 된 일을 한번 해주었으면 한다.
PS
혹시 대안도 없이 비판한다고할 것 같아 이야기 하는데 현 MNO 요금을 MVNO 수준으로 낮추고 제대로 망 구축도 안된 5G 요금을 낮추면 그게 바로 통신요금 절감이다. 부연설명은 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