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T에서 5G 요금제 인하를 전격 발표했다.
요금인하 내용의 골자는 기존 4G 요금제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춘 2종의 5G 요금제를 새로 출시한 것이다.
먼저, 이번에 KT에서 발표한 2종의 요금제는 5G 세이브와 5G 심플 2개의 요금제이다.
5G 세이브는 월 45,000원(부가세 포함)의 요금으로 통화 문자 기본 제공(무제한)에 기본 데이터 5GB를 제공하며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400 Kbps의 QOS가 적용된 속도로 무제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4G 요금제와 비교하면 데이터 ON 톡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화 문자 기본, 3GB+1 Mbps QOS , 49,000원)
5G 심플은 월 69,000원(부가세 포함)의 요금으로 통화 문자 기본 제공(무제한)에 기본 데이터 110GB를 제공하며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5 Mbps의 QOS가 적용된 속도로 무제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 테더링 데이터 10GB + 200 Kbps(QOS 무제한)를 추가로 제공해준다. 4G 요금제와 비교하면 데이터 ON 비디오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화 문자 기본, 100GB+5 Mbps QOS , 69,000원 + 데이터 쉐어링 50GB 최대 2개 회선)
5G 출시 후 고가의 요금으로 질타를 받던 통신사가 이전 세대인 4G 수준에 근접한 요금으로 인하를 발표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번 KT의 요금인하는 사실 상 요금인하가 아니라 그동안 폭리를 취해 온 통신요금의 정상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5G 서비스 이후 이통사들은 비싼 5G 요금제에 대한 근거가 천문학적인 설비 투자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요금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통신사의 이런 주장이 설득력이 있을까?
통신사의 주장은 대한민국의 아파트 분양 시장과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선분양제도로 건설사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아파트를 팔아 손쉽게 돈벌이를 하면서 이것도 부족한지 불량아파트를 시공함으로 폭리를 취하고 소비자들에게는 큰 손실을 끼치고 있다.
이통사도 이와 유사하다.
지난해 4월 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거머쥐려는 욕심에 사실 상 망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는 상태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도 국내 5G 망 구축은 지지부진하고 이미 구축된 5G 망도 이통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쾌적하고 빠른 속도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제 제대로 망도 구축되지 않고 정상적인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은 상태인데 요금은 미래에 구축할 설비 투자에 대한 비용과 완전한 서비스가 되었을 때 지불하여야 할 요금으로 미리 계산하여 5G 요금제를 비싸게 팔아먹은 것이다. 그야말로 소비자가 봉인 셈이다.
이동통신사가 스타트업도 아니고 왜 소비자가 미래의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가? 통신사의 비상식적인 과도한 폭리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 이유는 정부의 사실 상 방조와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부의 논리는 통신사는 민간기업이고 기업의 서비스 제공에 따른 요금을 강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통신사의 부당한 요금구조를 방관한 결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문재인 정부 역시 통신요금인하를 외쳤지만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코로나 19로 국민들의 가계 경제가 힘들어 지자 2차 재난지원금에 전 국민 통신비 2만 원 지원을 들고 나왔다가 호되게 비판을 받고 나온 것이 바로 KT의 5G 요금 인하이다. 아니 폭리 요금의 현실화를 위한 첫 단추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통신 서비스는 국가 기간망을 대신하는 사업이다. 단순히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이윤 창출의 관점으로만 볼 수 없다. 통신은 국가와 국민의 소중한 자산이고 자원이다. 이를 특정 기업의 배 불리기 수단으로만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동통신 요금은 충분히 낮출 수 있고 정부가 약속한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