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네비 믿고 스키장가다 아찔했던 사연

지난주 말 올 시즌 처음으로 스노우보드를 즐기기위해 스키장을 찾았습니다. 주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대명비발디파크를 매 시즌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명비발디파크는 워낙 자주 다녔던 곳이라 네비게이션 없이도 잘 찾아갈 수 있는 곳이지만 이 날은 IT블로거로써 이통사의 네비게이션이 얼마나 길 안내를 잘 해주는 지 확인도 할겸 올레네비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집인 연희동에서 목적지인 비발디파크까지 경로를 탐색하니 두개의 추천경로를 보여주더군요.

첫번째 추천경로는 국도를 이용하는 코스였고 두번째 추천경로는 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코스였습니다. 두 코스의 거리는 비슷하지만 국도는 별도의 비용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고속도로이용은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자가 어떤 코스를 선택할지 비교해 주어 일단 목적지 탐색은 합격점을 주었습니다. 

두개의 추천경로 중 비용은 들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로를 선택해 비발디파크로 출발하였습니다. 

출발 후 시내를 벗어나 춘천고속도로까지는 평소 알고 있는 코스인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로를 이용 남양주 초입에서 덕소삼패IC를 이용하도록 별 문제 없이 안내해 주었습니다. 

(참고 : 올레네비는 남양주 이전 구리에서 서울외각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해 춘천고속도로 강일IC를 이용하도록 안내하였으나 도시고속화도로 이용시 짧은 구간에 통행료를 내어야 해서 무시하고 북부간선로를 계속 이용하였습니다.)

춘천고속도로 진입까지는 별 문제 없이 안내해 주었고 이후 고속도로 주행 중 단속카메라 및 유고정보등 다양한 교통정보를 아주 잘 안내해 주어 만족스럽게 주행을 하여 어느 덧 고속도로 구간을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춘천고속도로를 빠져나올때 부터 올레네비가 평소 알고 있던 코스가 아닌 살짝 의심스러운 안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비발디파크를 이용하려면 강촌IC 또는 남춘천IC에서 빠져 나가는것이 맞는데 강촌IC이전인 설악 IC에서 국도를 이용하도록 안내를 하였습니다. 살짝 의심스러웠지만 어차피 남춘천이던 강촌이던 국도구간을 이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이날은 올레네비 성능을 확인하기로 했기에 안내해주는 설악IC에서 춘천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를 이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평소 잘 이용하던 곳이 아니라 국도에 들어온 이상 이제부터는 올레네비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처음에는 큰 문제없이 잘 안내 하는 듯 하였으나 국도를 벗어난지 10분도 되지 않아 저희 일행은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일반 국도로 안내할 줄 알았던 올레네비가 국도가 아닌 시골마을길 (중앙선 없는 1차로)로 안내를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안내하는데로 따라 갔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올레네비가 안내한 도로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 이유는 일반 국도가 아닌 마을길이다 보니 제설작업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아 그야말로 스키장을 방불케 하는 아찔한 도로였기 때문입니다. 

스노우체인도 없는 상황이라 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모든 신경을 핸들에 집중해 운전했지만 내리막 도로에서는 ABS 브레이크도 핸들조작도 소용히 없을 정도로 제멋대로 주르륵 미끄러져 내리는 자동차에 타고 있던 공포는 마치 안전장치 없는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한 무서움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야말로 머리가 쭈뼛해지는 공포감을 느끼며 30분간의 사투끝에 무사히 시골마을길을 빠져나와 일반국도를 이용할 수 있었고 비발디파크까지 도착했지만 애초 예정했던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지연되어 도착하여 일정도 꼬이고 오는 동안 운전으로 받은 스트레스로 흥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하지만 이번에 올레네비 덕분에 체험한 공포의 드라이브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앞으로 올레네비는 단순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며 아는 길은 이제 기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찾아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끝으로 올레네비 관계자들이 보신다면 좀 더 합리적인 목적지 검색이 되도록 개선해 주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