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 케이블TV에서 최고의 시청율을 거두면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드라마의 배경은 베이비붐 세대인 1971년생이 고2가 되던 해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대의 행사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도의 서울 쌍문동의 한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가족 그리고 이웃들의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 세대를 살았던 필자는 특히 첫 회에서 초반 부 밥이 없어 이웃집에서 밥을 빌려가는 장면이 상당히 공감이 갔었습니다. 밥 한그릇을 빌려가곤 반찬을 보내고 반찬을 받고 또 다른 반찬을 보내는 풍경이 지금은 생각도 할 수 없지만 정말 1980년대에는 너무 흔한 풍경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 다들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정말 이웃간에 따뜻한 정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이웃간의 정은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웃 간에 피해는 주지말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지난 해 말 아랫층 사람과 정말 어이없는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작년 여름, 필자는 404호인데 옆집 아랫층인 303호에서 거실 천정에 물이세니 수리를 해달라는 겁니다.
쌩뚱맞는 요구에 무척 황당했습니다. 303호가 물이 세면 당연 403호와 먼저 논의를 해야하는데 필자에게 생때를 쓰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303호의 무리한 요구는 거부 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필자의 아랫집인 304호의 욕실천정에 미세하게 누수가 시작되었습니다.
필자는 바로 누수탐지를 했지만 이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누수탐지 기술자의 판단에는 옆집 403호의 누수가 303호에서 304호까지 번진 것으로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304호 (아랫집)에 잘 설명을 했고 403호가 누수를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설득을 하였습니다.
처음에 수긍을 하던 304호 (아랫집)은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과 달리 막무가내로 필자의 욕실에서 물이 세는 것이니 뜯어서 확인하고 자신의 집 욕실까지 수리해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물론 아랫집에 물이 세면 당연히 윗집에서 원인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보수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미 옆집인 403호의 집앞에는 누수로 바닥히 흥건히 젖어 있을 정도도 누수가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무조건 필자의 욕실을 뜯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이런 상황을 설명해도 어찌된 영문인지 304호 (아랫집)은 막무가내로 필자의 욕실을 뜯으라고 합니다. 거의 확신에 찬 것 같더군요.
필자는 만에 하나라도 누수가 있을 수 있으니 아랫집 요구데로 욕실을 직접 뜯어서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단 필자의 욕실을 뜯어서 이상이 있으면 당연히 아랫집의 욕실보수까지 책임지겠지만 반대로 문제가 없으면 욕실누수확인공사 비용과 복구비용을 아랫집 (304호)에서 지불할 것을 내용으로 상호이행각서를 작성하고 드디어 욕실 바닥을 들어 냈습니다.
결과는 필자의 욕실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심지어 아랫집 304호는 필자의 욕실누수공사를 한 기술자의 말을 믿지 못해 자신이 기술자를 3명이나 불러 현장확인을 했음에도 전혀 문제가 없음이 확인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됩니다. 304호 (아랫집)은 이행각서로 분명 누수원인이 없으면 누수확인 공사비와 바닥 복원공사비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정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돈을 줄 생각도 않하더군요.
더불어 욕실 바닥을 깨논 상태라 욕실 사용이 엄청 불편한 상황인데 이 지경까지 온 상황에 대해 미안하다는 소리 조차 할 생각도 안하더군요.
가급적이면 이웃과 부딪히지 않고 살아왔는데 막무가내 이웃 덕분에 이웃사촌은 고사하고 완전 원수지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괘씸해서 지난 해 말 바로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지급명령에 대해 아랫집(304호)이 불복하여 민사소송을 변론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송은 100% 이길 자신 있지만 바쁜 연말 연초에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정말 씁습하더군요. 하지만 이젠 떠나간 화살이니 꼭 이겨서 목소리 크고 무식하면 이긴다고 생각하는 이웃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싶습니다.
진행상황은 다시 한 번 정리해서 포스팅을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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