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짧은 연휴 이후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코로나 19의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
오늘 아침 뉴스 보도를 보니 쿠팡 및 유베이스 등 대규모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늘면서 지역감염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는 상황이다.
매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되는 확진자 수치로만 보면 현 상황은 심각한 수준은 아닐 수 있다. 한 때 신천지로 인해 하루 몇 백 명씩 확진자가 늘었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지금은 방역 당국이 잘 관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태원 확진자 발생이후 정부의 대응을 보면 과연 코로나 19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우선 그동안 밝혀진 코로나19의 특징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와 메르스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잠복기와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 해도 한 무증상의 경우 확진 판정을 받지 않는 한 내가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는 것을 자각하기 어려운 바이러스가 바로 코로나 19이다.
이런 특수한 전파력으로 인해 정부의 코로나 19의 방역 모델은 적극적인 접촉자 추적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나 신천지 발 코로나 19가 확산될 당시에는 교인 명단 확보까지 하면서 전수 조사를 통해 확산을 조기에 막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 19 확산에서는 정부의 방역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첫째, 추정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이전과 달리 방역당국의 언론 브리핑 시 추정이라는 단어가 부쩍 늘었다. 최근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여기저기에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제대로 코로나 19 밀접 접촉자 추적으로 못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사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이동경로 파악 및 밀접접촉자 확인이 끝나기도 전에 N차 확진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인지 방역당국이 정말 제대로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둘째,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는 엄연히 2차 확진자이다. 이 확진자 역시 클럽 내에서 아니면 다른 경로에서든 다른 코로나 19 감염자를 통해서 감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확진자의 감염경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후 이런 유사한 확진자들이 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확진자와의 접촉 동선에 포함되어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는다면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만 여전히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은 하고 있는 감염자를 재빠르게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기존 방역 모델로는 코로나 19의 적극적인 대처가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든다.
셋째, 방역 모델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지난주 고3을 시작으로 등교가 강행되었다. 제대로 준비도 안된 성급한 등교는 반대하는 입장인데 등교 이후에 정부 당국이 내놓은 정책은 정말 주먹구구식이다.
가장 먼저 마스크 관련 정책을 꼬집고 싶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 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에 대해 귀가 아프도록 강조하면서 식약처에서 검증된 KF94 또는 KF80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점에 더위라는 복병을 놓고 슬그머니 덴탈 마스크(수술용 마스크) 착용도 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을 주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마스크의 수급도 문제이다. 당장 고3 학생들은 주 5일을 등교한다. 현재 공적 마스크는 1인 당 주 3개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면 2개가 부족한 상황인데 정부는 아직도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KF94 마스크를 이틀 씩 사용하면 된다고 정부가 주장하면 정말 방역에 대한 기본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KF94의 경우 최대 연속 4시간 이내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다음은 교실 내 에어컨 사용지침이다. 에어컨 사용으로 비말의 확산을 통한 감염 우려가 있어 아주 세부적인 운영지침을 발표하였다. 문제는 학교가 아닌 대중교통이다.
최근 부쩍 더워진 날씨에 대중교통(지하철, 버스)에서 에어컨을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이들이 교실에서만 안전하면 될까? 지난 26일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등하교 시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의 에어컨 사용지침은 왜 발표하지 않을까?
넷째, 진단검사의 기준이 그때그때 다르다.
하루에도 수많은 재난안전문자가 날아온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확진자의 동선을 공보 한다는 점이다. 특정 일시에 특정 장소에 방문한 모든 사람을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가 부쩍 늘었다.
그런데 이 기준이 정말 모호하다. 어떤 기준으로 진단검사를 시행하는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일례로 최근 쿠팡의 경우는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전수조사를 한다.
얼마 전 모 마트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 마트에 장을 본 시민의 경우 본인의 감염을 우려해 검사를 받고자 하였으나 밀접접촉자가 아니란 이유로 사비로 검사를 받으라는 질본의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다섯째, 언론이 와치독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다.
최근 언론의 보도를 보면 질본의 앵무새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나 이태원 발 확진자의 경우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2차 감염자인데 정부는 애써 1차 감염자로 축소하고 있다. 언론 역시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고 충실하게 받아쓰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19가 워낙 특이한 바이러스이다 보니 정부가 온전히 완벽한 방역을 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론은 정부의 방역 활동 중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알리고 적극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할 역할을 하여야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언론이 코로나 19의 정부 방역 활동에는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 지적할 것들이 있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 19로 인해 정부, 국민 모두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 여기서 글을 마칠까한다.
끝으로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은 건강과 안전이다. 조금 힘이 들더라도 더 세심한 방역활동을 통해 국민이 진정 정부를 신뢰하면서 코로나 19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은 정부의 노력도 주요했지만 국민들의 모범적인 개인 방역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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