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다음에 블로그를 개설한 것이 벌써 3,760일이 넘었으니 만 10년이 넘었네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다음 블로그는 왜 변화에 무딘지 답답한 다음 블로그를 떠나 티스토리에 둥지를 틀은지도 벌써 3년이 되었네요.
이제 티스토리에서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다음블로그는 친정집 같은 서비스이기도 해서 가끔 둘러보곤 하는데요. 얼마전 다음뷰가 폐지되면서 티스토리에도 일련의 변화가 있었기에 다음 블로그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 살펴보다가 다음에서 선정하는 우수블로그 리스트를 보고는 조금 놀랐습니다.
IT대표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다음 포털이 뽑는 다음 우수블로그에 IT 카테고리가 아예 사라지고 전문 카테고리로 바껴
있더군요.
제가 한창 다음에서 IT 전문 블로그를 운영할 2009년부터 2011년까지만 해도 분명 IT카테고리가 있었는데 하나 둘 떠나버린 IT블로거들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우지 못해서인지 IT카테고리가 아예 빠진 것 같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문카테고리안에 IT관련 우수블로그가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역시나 IT분야를 다루는 블로거는 단 1명도 없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있었는데요.
다음은 네이버와 함께 국내 대표 포털서비스 사업자인데 어쩌다 IT관련 블로거들이 다음 블로그 서비스를 모두 떠나게 되었는지 필자의 사례를 통해 되짚어 보았습니다.
먼저 다음 블로그를 떠나서 다른 블로그 플랫폼을 이용한다 해도 어차피 타 포털(네이버,네이트등)의 블로그 서비스로 이전하거나 블로그 전문서비스인 티스토리, 이글루스, 구글 블로거 등의 서비스로 이전해봐야 거기서 거기인 서비스이고 진정한 블로그 독립을 꿈꾸며 서버호스팅을 이용해 블로그 플랫폼(워드프레스)을 직접 설치하여 운영한다 한 들, 서비스의 엄청난 질적인 개선이나 만족도가 높아 지는 것인 아닌데도 불구하고 다음 블로그에서 타 블로그 서비스로 이전하고자 생각을 했었을 때 고민은 상당히 깊었습니다. 또한 당시 블로그 방문자도 5천이상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다음을 버리고 타 플랫폼으로 가야하나 고민했던 것이 바로 다음의 검색정책 변경으로 인한 방문자 급감이 가장 큰 기폭제 였습니다.
당시 다음은 검색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공정검색이라는 취지로 검색 관련 서비스정책을 변경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다음 검색에서는 외부블로그이라도 콘텐츠의 가치가 있다면 우선하여 노출되어지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다음에서 추진한 공정한 검색엔진을 만들기위한 서비스정책에 대하여서는 의미적인 부분에서는 공감하고 당연히 공정한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할 포털사업자로가 지켜줄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 주장하는 검색의 공정성이 다음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로써 그다지 공정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다음이 검색 공정성을 내새워 오히려 검색 노출 구도를 네이버와 티스토리의 대결양상으로 만들어 갔기 때문입니다. 이미 네이버는 인터넷 검색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검색 트래픽을 기반으로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역시 승승장구 하였습니다.
특히나 카페 서비스 만큼은 다음이라는 패러다임도 무너지고 있었고 블로그 서비스는 이미 네이버와 경쟁이 되지 않았었던 상황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다음이 블로그 서비스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다음이 운영하는 외부 블로그 전문 서비스였던 티스토리였습니다.
티스토리는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서비스와 달리 블로거가 자유롭게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기능적 측면이 강화된 블로그 서비스로 흔히 말하는 블로그 고수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헤비블로거들의 서식지로 인기 몰이를 하고있던 상황으로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에 비해 경쟁력이 있었고 이를 무시할 수 없던 다음은 자사의 두개의 블로그 서비스 중 티스토리를 지켜내고 발전시켜 네이버와 경쟁하여야 한다고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결국 검색서비스의 공정화를 표방하면서 사실 상 다음 블로그를 죽이고 티스토리를 살리는 방향으로 검색이 이루어지니 장기적으로 다음 블로그를 운영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등 떠밀리듯이 티스트리로 이전을 결정한 것입니다.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티스토리로 이전하여 이젠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근래 들어 다음이 조금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하더군요.
티스토리를 다음 블로그 서비스처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스토리만에서만 가능한 기능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서비스가 더 개선되고 좋아져야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다음은 지금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아마도 많은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비슷하게 느끼시고 있을 것 같은데요.
다음의 이런 행보를 개인적으로 분석해보면 표면적으로 분리되어있는 티스토리를 다음에 흡수하려는 사전 포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미 다음과 계정연동도 가능해졌고 블로그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편집기 역시 다음블로그와 통합되어진 상태라 다음이 결정만 하면 티스토리가 다음 포털의 부가서비스처럼 운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추론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 드리면 티스토리는 엄연히 다음과 분리된 서비스로 티스토리의 막대한 트래픽은 다음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티스토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수익성이 좋냐? 이것 도 아닌 상황이라 다음은 티스토리를 다음 서비스로 편입해 다음서비스의 전반적인 트래픽을 늘리고 더 나아가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배경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다음 입장에서는 그나마 티스토리를 통해 블로그 서비스에서 명맥을 찾고 있고 티스토리를 믿고 있지만 다음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과연 티스토리에 발생하는 트래픽이 어디서 부터 오는 것인가 입니다.
블로그의 트래픽 역시 대부분이 검색유입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티스토리 서비스가 뛰어난다 한 들 검색이 없다면 티스토리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충분한 대책도 없이 눈앞에 보이는 욕심에 티스토리를 다음 블로그 서비스처럼 만들어 가고 있고 결국 이런 행보가 서비스통합으로 이루어 진다면 다음은 다음블로그가 실패했듯이 티스토리 역시 쓴 실패를 맛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이 그동안 많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도전했지만 뭐 하나 제대로 이뤄낸 것 들이 없습니다. 이런 다음이 실제 내부에서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개선해야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없이 다음 블로그 서비스가 죽어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티스토리를 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큰 오산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이젠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서비스를 다시 살려낼 수 있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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