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와 더불어 중국의 양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불리는 화웨이가 얼마전 국내 이통시장에 자사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인 X3를 선두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X3는 화웨이의 대표 스마트폰 모델로 성능면에서는 국내 조제사의 최상급 모델에 버금가는 고급사양이지만 가격면에서 국내 스마트폰의 절반 수준 528,000원 이라는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으로 철옹성으로 불리는 국내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나서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화웨이의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저조하자 지난달 25일부터 X3 출고가를 종전 52만8000원에서 33만원으로 20여만원 가량 전격인하하였음에도 여전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좋은 제품을 반값도 아닌 1/3 가격에 판매한다면 정말 잘 팔릴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국내소비자들에게 화웨이가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던 화웨이의 국내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유 세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중국 제품에 대한 막연한 불신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춰지는 중국산 제품은 저렴하지만 품질이 조금은 조잡하다는 인식이 상당히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중국에서 주로 수입되어오는 농수산물 또는 소비제들이 가격은 저렴했지만 품질면에서 문제가되어 언론에서 회자되다 보니 중국에서 만드는 모든제품은 다 품질이 좋지 않다는 막연한 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주변에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최고사양 스마트폰을 30만원이란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살 것이냐 물어보면 대부분은 구입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어느 회사 제품이냐고 되물을때 중국 화웨이란 회사에서 만든 스마트폰이라고 말하면 대부분은 중국산은 아무리 싸고 좋아도 믿을 수가 없어서 구입하지 않겠다고 돌아섭니다.
화웨이가 국내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민들의 정서를 미쳐 파악하지 못하고 고품질 저가격으로 시장을 흔들 묘수라 생각하여 출시한 X3 하이엔드 스마트폰 모델이 오히려 좌충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며 차라리 중급기 라인 제품으로 15~20만원 수준의 제품을 내 놓았고 가능한 많은 소비자들이 많이 화웨이의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2. 스스로 발목 잡은 알뜰폰 사업자와의 유통계약
화웨이가 국내에 출시하면서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이 바로 유통채널을 잘못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국내는 독특한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사실 상 3개 이통사들이 단말기 유통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 화웨이가 국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생각했다면 MNO 즉 이동통신 사업자를 통해서 단말기 유통을 했어야 하는데 화웨이는 MNO대신 MVNO사업자(알뜰폰 사업자)인 유모비를 선택하여 단독 유통을 결정하면서 국내에서 단말기 판매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긴 한건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였습니다. (물론 이면에 이통사들 계약이 어려워서 알뜰폰 사업자를 택했을 것이라 생각이 들긴 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소규모의 유통망을 가진 사업자 선정을 잘못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화웨이가 유모비와 X3 유통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 상 독점적 지위를 주고 단말기자급제 시장을 스스로 포기하는 바람에 그나마 좋은 제품을 싼가격에 구입하여 약정없이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버리면서 스스로 발목을 잡히게 된 것입니다.
3. 서비스센터 운영의 부실
그동안 많은 외산 브랜드들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을 했지만 대부분 철수를 결정하여 현재 국내에 공식적으로 유통되는 외산브랜드 스마트폰은 정말 손에 꼽을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외산 브랜드 제품이 국내에 의욕적으로 진출했다 철수를 결정한데는 판매부진이라는 이유가 였는데 그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서비스 불만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외면이라는 악순환이 반복 되면서 대부분 국내에서 판매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마도 외산 브랜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서비스를 받아 본 분들이라면 상당히 공감하실 내용으로 외산 브랜드의 서비스 품질 역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불만족 스러운 경험으로 각인되어 있기에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품력도 제품력 이지만 반드시 서비스 품질 문제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화웨이 역시 국내에 판매하는 X3에 대한 서비스 준비가 상당히 부실하여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경우 국내에 직영서비스센터를 준비하지 않고 기존 모토로라 서비스센터에 서비스 위탁계약을 통해 X3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지역에 7개소를 비롯해 전국에 총 44개의 서비스망을 확보하여 겉보기에는 서비스망을 잘 갖춘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서비스센터에 확인해 보면 X3를 수리하기 위해 제대로 부품을 갖추고 있는 서비스센터는 손에 꼽을 정도이더군요.
그나마 발품을 찾아 수리가 가능한 서비스센터에 찾아가더라도 부품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부품이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경우 과거 넥서스원 처럼 서비스 받기 위해 2주에서 한달씩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뿐이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화웨이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면밀한 이통시장에 대한 명확한 분석보다는 자신들의 가격 경쟁력만 생각하여 오판한 것이 판매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보며,
끝으로 얼마 전 오픈마켓에서 샤오미 스마트폰을 공단말기로 판매했던 이벤트가 있었는데 판매가 시작되자 마자 거의 순식간에 매진이 되었던 것을 비추어 보면 화웨이가 가진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국내시장은 바로 자급제단말기 시장이 아닐까하며 꼭 이통사 채널이 아니더라도 오픈마켓을 이용한 유통을 통해 이통사로 갈 유통마진을 줄여 가격을 더 낮춘다면 소비자들은 분명 화웨이 스마트폰에 지갑을 열지 않을까 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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