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사용중이던 체온계의 불량으로 A/S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전국적인 서비스센터 구축이 어려워 대부분 택배로 제품을 접수받고 수리 후 택배로 보내주는 형태로 A/S처리를 해주기에 택배로 A/S를 신청하였고 한 참이 지나서야 수리 된 제품을 택배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리된 제품을 포장한 박스는 새것이 아닌 재사용 포장박스로 보였는데 나름 깔끔하게 처리해서 포장을 한 것 같더군요. 그런데 보낸 사람 주소가 조금 이상하더군요.
일단 너무도 이쁜 손글씨로 주소가 작성되어있었고, 분명 A/S를 보냈을 때는 경기도 안산으로 보낸 것 같았는데 발신인 주소가 부산으로 되어있더군요.
처음엔 A/S 제품을 접수 받는 곳과 실제 수리를 하는 곳이 달라서 그런 것인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본사와 공장이 나뉘어져 있는 경우 때론 본사에서 접수를 받아서 처리가 불가한 경우 공장으로 보내서 처리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요.)
그런데 박스에 붙어있는 택배 송장을 보고서는 조금 놀랐습니다. 보내는 사람 주소가 서비스를 받기위해 보낸 주소와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손글씨로 이쁘게 써있는 저 주소는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해보니 해당 주소는 다른 고객의 주소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겠더군요.
해당 중소기업이 수리된 제품을 다시 발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포장박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른 고객이 접수한 박스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고객이 작성한 주소와 연락처, 이름등의 개인정보를 지우지 않고 여과없이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입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 100원도 안되는 포장박스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재활용하면서 고객의 정보를 유출시키는 중소기업의 A/S를 보고 있자니 정말 한 숨이 나오더군요.
비용절감도 중요하지만 단 돈 100원에 회사는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도 있어보입니다. 이왕이면 수리한 제품도 새포장박스에 정갈하게 포장해서 발송해 준다면 수리를 받은 소비자도 만족 스러울 것이고 기업의 이미지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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